2023. 12. 26. 11:57ㆍDesign/UXUI
그로스 해킹. 너 누귀야?
최근들어 IT씬에서 '그로스 해킹'이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곤 합니다.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해킹'하겠다는 것인데,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해킹하겠다는 걸까요?
서비스 출시는 끝이 아닌 시작에 가깝다.
혹시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만든 제품이 알고보니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이었다'면? 아마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나온 방법론 중 하나가 '린 스타트업'입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빠른 출시와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여 성장하는 것. 그로스 해킹은 이런 '린 스타트업'의 철학과 일맥상통합니다.
- 크로스펑셔널한(다양한 직군) 멤버들이 모여서
- 핵심지표(데이터)를 중심으로
- 실험을 통해 배움을 얻고, 이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 제품이나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
한마디로 그로스 해킹이란, 이 책의 부제와 같이 '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하고있습니다만..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다보니, 비개발 직군에서는 SQL, GA(Google Analytics)가 인기입니다. 데이터 분석에 앞서 이런 언어나 상용 툴에 대한 기술적인 접근과 이해도는 확실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못지않게 중요한건 단순 툴 사용법이 아닌 '진짜 데이터를 보는 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툴을 익히고 데이터를 열심히 뽑는다 한들, 또 전문가를 통해 더 다양한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고 한들 그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제대로' 하고 있나?
짐작컨대 많은 주니어들이 1차원적인 해석 외의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마케팅 활동을 할 때, 단순히 'A채널 광고에서의 유입률이 많으니 A채널에 광고 리소스를 더 투자하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간단히 생각해서 우리 서비스의 '찐유저'를 불러모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정말 우리 서비스를 실사용하고 정착시킬 유저를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단순 유입률이 아닌
1. 어떤 지면을 가지고 있는지
2. 어떤 사용자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3.어떤 식으로 사용자를 타기팅하는지
4. 광고와 사용자의 인터렉션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등
각 채널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채널마다의 기준을 세우고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마케팅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모든 데이터 확인 시에도 주의할 점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제가 느낀점 중 하나는 단순 숫자 확인으로 나온 결과로는 '데이터 분석'을 했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확인하고자 하는 가설과 관련된 지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변수를 잘 통제하여야 올바른 데이터 분석 했다고 할 수 있고, 의미있는 실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잘 요청하는 것'에도 학습이 필요하다.
<그로스 해킹>을 읽으며 아하 포인트가 정말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지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뭉툭한 질문과 요청은 결국 뭉툭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뾰족하고 명확한' 결과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바로 '명확한 지표 요청과 올바르게 읽기'입니다. 이를 위해 주의할 점이 많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세가지를 꼽아 말씀드릴까 합니다.
1. 지표의 속성 : 스톡(Stock) 혹은 플로(Flow)
📸 스톡(Stock) : 특정 시점의 스냅샷. 시작과 끝이 없이 특정한 찰나에 관찰할 수 있는 누적된 값.
ex) 누적 가입자 수, 누적 거래액, 레벨 1인 사용자 수
🌊 플로(Flow) : 시작과 끝에 대한 시간 범위가 존재, 일정한 시간 동안의 변화량
ex) 1월 1일의 가입자 수(0시-24시라는 시간 범위 존재), 2월 1일 하루 매출, 2일 평균 주고받은 메세지 수
일반적으로는 플로 형태의 지표가 스톡 지표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기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지표의 변화 방향이나 추이, 속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표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데이터 분석가에게 스톡 지표를 플로 형태로 뽑아달라고 하는 등 힘든 요청을 한다면 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2. 명확한 지표 정의
데이터 분석가를 괴롭히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바로 '모호한' 지표 요청입니다. 이런 경우 소통이 어려워지거나, 요청받은 분석가의 주관적 판단이 가미된 결과를 받게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만이 아닌, 정확한 실험을 위해서라도 지표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것인가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허무 지표에 빠지지 않기
좋은 지표가 가져야 할 조건 중 하나는 그 지표를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 단순히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지표 / ✅ 단순히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지표 등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허무 지표(Vanity metric)'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 허무지표의 대표적 예시 ]
- 누적 다운로드
- 누적 앱 설치
- 누적 방문자
- 페이지뷰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책을 읽고 난 후,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데이터 실험을 하고, 성장을 이뤄내면 좋을지 정리해보았습니다.
1. 머릿속에 질문이 생겼다면,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 아이디에이션 (아이디어 생각 후 구체화)
- 플래닝 (우선순위를 정의, 선별)
2. 실험 전, 아래의 실험 위키를 작성해봅니다.
개요 : 실험을 하게 된 배경, 실험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각 파트별 담당자가 누구인지
가설 :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가설
설계 : 대상자, 실험 범위, 독립 변수, 종속 변수, 통제 변수, 측정방법
목표 : 종속 변수의 목표 수준
일정 : 실험을 위한 개발 및 배포 일정, 실험 기간
기타 참고사항
3. 실험을 진행하고 ,분석합니다.
4. 회고합니다.
실험이 마무리 되면 회고를 통해 진행했던 업무를 돌아보고 성과를 리뷰해야합니다. 회고 미팅을 위해 모두 모인다음,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주고 본격적인 회고를 진행합니다(자율적인 준비가 잘 되는 조직이라면 각자 의견을 정리한 후 모여도 무방합니다). 이 때 회고 항목은 '좋았던 점' 혹은 '나빴던 점'처럼 애매모호하게 적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항목이 명확할수록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피드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이번 스프린트를 통해 배운 것
- 지금처럼 유지하거나, 더 많이 할 것
- 더 적게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할 것
마무리
책을 한 번 읽음으로서 방대한 지식을 전부 체득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꼭 책을 읽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드립니다. 1. 주의해야할 점을 인지하고, 2. 실전에서 그러한 부분을 경계하며, 3. 필요한 부분은 그 때 그 때 다시 찾아보다 보면 어느순간 '내 것'이 되어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 책을 추천드리는 이유를 남기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꼭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깔끔한 지식 전수, 데이터 활용의 바이블
- 정의부터 중요 내용 강조, 지표의 올바른 활용까지 기승전결이 확실하여 불쾌한 여운이 남지 않는 구성
- 작가의 개인 경험에만 국한되지 않는 적절한 예시 제시
- 군더더기 없는 적절한 분량과 쉬운 설명으로,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만 완독하기 좋은 도서
해외 도서가 아닌 한국의 도서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해외의 아티클/도서를 찾아보는 것의 중요성은 누구든지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외서보다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한국'에서 쓰여졌기 때문입니다.
- 번역체의 불편함이 없는 편안하고 잘읽히는 문장 구성(이어지는 이해도 상승)
- 초심자에게 낯선 외국 사례보다 와닿는 국내 서비스 예시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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