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3. 00:19ㆍDesign/UXUI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서 종종 비합리적인 사고를 한다.
수많은 사람이 쇼핑 APP에서 어떤 것이 '나'에게 더 적합한 제품인지를 하나하나 따지기보다는, 인기순으로 나열된 리스트의 '100만개가 판매된', '3초에 하나씩 팔리는' 제품을 선택한다.
그렇게 구매한 그 제품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아마도 제품을 구매하고 난 뒤엔 굳이 의심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바탕과 모든 과정에는 인지 편향이 자리잡고 있다.
인지 편향
뇌는 시스템이다. 생각보다 우리의 뇌는 멍청해서, 종종 '시스템적 오류'를 일으키곤한다.
인지편향(Cognitive Bias)은 우리가 사고하고 판단할 때 일어나는 일종의 사고 오류로, 과거의 경험이나 편견, 특정한 정보의 강조 등으로 인해 일어난다.
이 인지편향 때문에 우리는 사실과 다른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 해보자면,
인간은 직관적이고 빠른 사고를 하는 [자아A]와 느리지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자아B]를 가지고 있는데,
인간의 뇌는 정신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이 [자아A]와 [자아B]를 상황에 맞게 번갈아가며 꺼낸다.
모든 일을 [자아B]가 처리하면 우리는 조금 더 고등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되면 우리는 쉽게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이렇게 키보드로 글을 작성하고 단축키를 누를 때 하나하나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아A]를 사용하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결정은 기존에 습득한 기억이나 사회적 지식을 바탕으로 빠르고 직관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직관적인 판단은 사람이 가진 생물학적 한계나 사회적 고정관념으로 인해 완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인지적 한계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인지편향이라고 한다.
디자이너로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 'data-driven(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지향하는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
글의 서두에 간단하게 APP에서의 쇼핑을 예로 들었지만, 인지편향의 종류는 아래 그림과 같이 100종류 이상이 있다고 한다.
학문적으로 들어간다면 끝도 없겠지만, 오늘은 UX디자인에서 가볍게 적용해볼 수 있을만한 몇 가지 사례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인지편향의 종류
위에서 이야기했듯 인지편향은 생각하는 것,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방식 등 많은 부분에서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UX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 UX를 공부하고 있는 우리는 이 인지편향을 어떻게 주의해야하며, 또 반대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 가볍게 알아보고,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깊이 알아보았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ℹ️ 이론
가장 대표적인 인지 편향의 한 종류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 자신의 믿음/견해,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찾으려는 경향이다.
무의식적인 수중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인지 못하는 사이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말한다.
✅ 적용
확증편향을 방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우리는 아래의 세가지를 경계하는 것이 좋다.
1) 사용자 리서치 문항을 작성할 때, 유도 질문을 삼간다.
2) 최대한 다양한 데이터와 피드백을 수집한다.
3) 제품을 테스트할 때, 최대한 다양한 루트를 시도해 버그를 발견한다.
이 부분에서는 Publy의 한 아티클에 좋은 예시가 있어 발췌했다.
설문지 작성 시 "기존의 수많은 기능 중에 사용자님이 원하는 OO기능을 찾는 것은 얼마나 어렵나요? (0점~10점)"와 같은 질문은 삼가도록 해야한다.
1. '얼마나 어렵나요?'라는 표현을 통해 사용자에게 '어렵지 않다' 혹은 '쉽다'라고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즉, 설문 대상자의 대답을 제한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이는 사용자에게 '조금 어렵다' 혹은 '매우 어렵다' 중에 선택하라고 유도하는 질문과 같다.
2. '수많은 기능'이라는 표현을 통해 사용상 어려움의 원인을 정당화하고 있다.
3. NPS(0~10점 혹은 별 1개~5개로 점수 매기는 방법)로 답변을 받음으로써 '얼마나 어려운지'를 부각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님은 OO기능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나요?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와 같이 열린 질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1. 이미 전제된 대답을 강요하지 않고, '예/아니오'라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2.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만 이유를 제공받기 때문에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3. 이 상황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답변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프로덕트 디자인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정보편향(Information Bias)
ℹ️ 이론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믿음에 따라 정보를 수집하거나 해석하는 경향이다.
공부 시 앞의 '확증 편향'과 '정보편향'의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Chat GPT의 도움을 조금 받아보았고, 그 결과 만족할만한 답변을 확인하게 되어 첨부한다.
둘 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믿음을 강화하거나 일치하는 정보를 선택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지만,
확증편향은 이미 가지고 있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찾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고,
정보편향은 이미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믿음에 따라 정보를 선택하거나 해석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 설명 전문도 함께 첨부한다.)
확증편향과 정보편향은 비슷한 개념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이미 가지고 있는 믿음이나 가설에 대한 검증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해석할 때, 자신이 가진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찾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이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강화하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믿고 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찾게 됩니다.
반면 정보편향(information bias)은 정보를 수집하거나 해석할 때, 이미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믿음에 따라 정보를 선택하거나 해석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이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강화하거나,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를 선택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이 속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믿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집단이 우월하다는 믿음을 강화할 수 있는 정보를 선택하거나, 자신의 집단이 우월하지 않다는 정보를 무시하게 됩니다.
따라서 확증편향과 정보편향은 둘 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믿음을 강화하거나 일치하는 정보를 선택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지만, 확증편향은 이미 가지고 있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찾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고, 정보편향은 이미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믿음에 따라 정보를 선택하거나 해석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적용
정보를 다양한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설문조사에서는 객관적인 질문과 주관식 질문을 함께 제공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
ℹ️ 이론
가용성 편향은 사용자가 이미 경험했거나 뉴스나 매체에서 많이 다루어진 것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다.
✅ 적용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ℹ️ 이론
주로 경영이나 마케팅, 영업쪽에서 많이 이용하는 효과로,
머릿속에 임의의 닻(Anchor, 기준)을 정해주어 그 기준 범위에서만 판단하게 하여 판단력이 흐트러지게 만드는 효과이다.
가장 처음에 습득한 정보에 몰입하여,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지 않거나, 이를 부분적으로만 수정하는 것에 그치는 행동 특성을 의미한다.
✅ 적용
1. 가격 앵커링: 제품의 가격을 제시할 때, 높은 가격부터 제시하거나 이전 가격 대비 현재 가격이 얼마나 낮은지를 강조하여 사용자들의 인식을 조작할 수 있다.
2. 시간 앵커링: 사용자에게 어떤 작업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예상 시간을 제공할 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 제시되면, 더 적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에 비해 사용자들이 더 긴 시간을 예상하게 된다.
3. 숫자 앵커링: 숫자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숫자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낸다. 이를 이용하여 큰 숫자를 사용하여 작은 숫자를 상대적으로 더 적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Off The Record
연봉을 인상하고 싶다면 목표를 높게 잡으면 좋다. 원하는만큼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시도하지 않을 때보다는 더 높은 보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4. 선택 앵커링: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을 때, 미리 선택되어 있는 옵션을 사용자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이용하여 기본적으로 선택되어 있는 옵션을 원하는 결과와 일치하도록 조작할 수 있다.
5. 기대 앵커링: 사용자들에게 특정 기대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기대하는 것에 대해 높은 수준의 인식을 제공하여 그들이 상황에 대한 판단을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마무리
이렇게 인지 편향을 UX에 적용하는 법과, 주의해야할 부분들을 알아보았다.
공부하면서 깨달은 점이라면, '내가 얼마나 이 인지 편향에 빠져 논리없는 디자인을 하고 있었던가'였다.
몇가지 짧은 예시로 인지 편향을 정복할 수는 없겠지만 (전체 리스트가 궁금하다면 위키피디아 문서를 추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닌 '적용'이므로 오늘 공부한 내용을 암기하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스스로 실무에 적용해보는 것이 목표이며
내가하는 디자인에 논리를 불어넣기 위해 항상 경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Ref.
Joel Marsh, 『ux for beginners: a crash course in 100 short lessons』
Brunch by 현이, 사용자 조사의 인지 편향 극복하기
김영욱, 좋은 PM이라면 주의해야 할 의사결정 편향(Publy)
그리고, Chat GPT
그 외 흥미로웠던 글
Brunch by UX WritingLab, 디자인&컨텐트 컨퍼런스1:인지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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